요즘 MBC에서 하는 '나는 가수다'를 보는 재미가 쏠솔하다. 특히 첫회의 감동은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였는데, 그 이유는 그들이 정말 노래를 잘해서인 점도 있지만, 뭐랄까 향수를 자극하는 힘이 컸다. 90년대 중반 대학에 다닐 때 친구들과 함께 들었던 노래들과 가수들이었으니까. 라이브를 하는 가수들이 많이 없었던 시절 이소라의 프로포즈가 지니는 힘과 그 방송이 끝난후 친구들과 한잔하면서 풀어놓았던 썰들이 머리속에 다시 떠올랐다. '와 정말 멋있다' 정도의 대화들이었지만, 나이가 들었는지 별생각없이 친구들과 어울렸던 그 시절이 가끔 그립기는 하다.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와 김건모의 잠못드는 밤 비는 내리고, 박정현의 꿈에를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가슴이 벅차오르더라. 잠못드는 밤 비는 내리고를 편곡하지 않고 김건모가 다른 가수들처럼 담백하게 불렀다면 어쩌면 진짜 울어버렸을지도... 80년대, 90년대 영화들을 보면 별 재미가 없음에도 그 영화속에 담겨져 있는 당시의 풍경과 당시엔 세련되었지만 지금 보면 촌스러운 여자들의 화장법, 행인의 패션들을 보기만 해도 왠지 그 영화가 재미있는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한살한살 지날수록 과거가 더 멋져 보인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그 시절 정말 힘들었는데도 말이다. 우리 아이도 커가면서 2010년, 20년대를 나처럼 기억할까?

[어떤 고마우신 분이 올려주신 박정현 - 꿈에 현장 버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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