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람들은 대개 잘해주는 사람에게는 무신경하고 까칠한 사람에게 여러모로 신경을 더 쓴다. 눈치를 더 많이 본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돌아가는 꼴을 보면 결국 까칠한 사람을 좋아하던 하지 않았던 간에 최후에는 까칠한 이가 뭔가를 하나 더 손에 쥐고 있는 것을 왕왕 목격하게 된다. 말을 해야 잘 해주지 혹은 사랑도 말을 통해서 전해야 한다라고 얘기들을 하고 동감하기도 하지만 오래도록 곁에 있는 사람이라면 말을 하지 않아도 조금만 더 신경을 쓴다면 그이의 진심을 알아차릴 수는 있는 법이다. 그러니 잘해주는 사람에게 떡 하나 더 주도록 신경쓰는 관계를 만들도록 노력해야 겠다. 우리 딸도 그랬으면 좋겠고.

2. 나는 마눌님의 말을 잘 듣고 잘 해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물론 마눌님의 입장에서는 한없이 부족하다는 것도 알고 있고 나보다 더 잘하고 사려깊은 사람도 널려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다만 주위에서 나를 보고 마눌님에게 너무 잡혀 사는 것 아니야?라는 이야기를 종종 하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 여자도 그런 사람이 있다. 헐~. 아무튼 사람들이 오해를 하는 것이 한가지 있는데 내가 마눌님께 잘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마눌님도 나에게 잘하려고 항상 노력하는 것을 내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 물론 그런 계산적인 생각으로 사랑이 시작되지는 않지만 서로 잘해주려고 노력하면서 관계가 무르익다보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다. 마눌님은 항상 나에게 밥을 차려주면서 '우리 신랑 맛있는거 먹여야 하는데, 미안해'라고 말한다. 그런데 나는 마눌님이 계란 하나만 부쳐줘도 정말 맛있게 밥을 먹을 수 있다. 왜냐하면 마눌님이 나한테 뭐라도 하나 더 주려고 하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이들의 관계를 부러워하거나 충고를 하기 보다는 내가 관계속에서 그이에게 뭘 어떻게 해주고 있나하는 모습을 돌아보는게 항상 우선이 되어야 하겠다. 우리 딸도 그랬으면 좋겠고.

3. 아이는 하루가 다르게 커간다. 정말 신기하다. 어제는 하지 않았던 행동을 오늘은 한다. 그러니까 어제는 뒤집기만 했는데 오늘 보니 뒤로 기어 간다거나 또 내일 보니 엎드려서 뒤를 돌아본다거나하는 그런 세세한 행동의 발달이 몰라보게 빠르다. 모든 성장이 끝나고 이제 조금씩 노화되어 가는 사람들이야 어제와 오늘의 모습이 다르지 않지만 오늘 본 아이의 모습은 내가 보는 그 상태의 마지막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어 매번 보면서 대견한 마음도 들지만 참으로 안타깝고 가슴이 시리다. 아이가 빨리 자라서 말도 하고 아빠에게 조르는 모습을 얼른 보고 싶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옹알이하는 지금의 모습이 사무치게 그리울 어떤 날을 생각하면 벌써 오늘이 그립게만 느껴진다. 우리 딸아, 아빠의 가슴은 사춘기 소녀인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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