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
노인 센터에서 일하는 한 여인이 환각제를 복용하고 차를 몰고 가던 도중 한 남자를 치게 된다. 공교롭게도 그녀의 차 창문에 끼어버린 남자를 여자는 집까지 그냥 끌고 오고 도와달라는 그의 신음을 무시한체 방으로 들어간다. 남자친구와 섹스를 한 뒤 여자는 차고에 가서 사내의 생사를 확인한다. 여자는 사내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지만 3일동안 차창에 메달려 피를 흘리며 그가 죽을 때까지 어떤 조처도 취하지 않는다. 남자가 죽자 여자는 남자를 묻고 차를 태워버린다. 하지만 그녀의 범죄는 발각되고 50년형을 언도 받는다.

스튜어트 고든 감독의 2007년작 '스턱'이 기반으로 한 실화의 내용이다. 영화는 여기서 만약 그 남자가 과다출혈이니하는 둥의 이유로 죽지 않고 그녀의 차고에서 살아나가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면 어떤 일이 발생했을까의 이야기를 한다.

스턱은 자동차 창문에 끼어있는 남자와 그를 친 여자, 그리고 그녀의 남자친구와 직장동료 등의 적은 인원과 차고와 집이라는 최소한의 공간으로 최대한의 긴장감과 재미를 제공한다. 프로젝트 메니저로 일하다 정리해고되어 노숙자로 전락해버린 데다가 차창에 끼여 죽어가는 비운의 사내 토마스 바르도의 탈출기는 단번에 추락해버린 그의 인생만큼이나 비극적이다. 그는 직업소개소에서 거창한 직업이 아니라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을 원했듯이 차창에 메달려 단지 비정한 여인이 응급센터에 신고만 해주길 바랬을 뿐이다. 아예 그는 적당한 곳에 자신을 버려주고 신고만 해주면 절대 모른척 하겠다고 다짐하기까지 하지만 가해자의 입장에서 어디 그게 믿을 말인가. 이웃집 소년이 그를 보러 오지만 하필 불법이민자였던지라 경찰에 신고도 못하고, 결국 토마스는 자기손으로 탈출을 한다. 차창에 끼인 그의 모습은 돈 없고 빽 없고 복도 없는 현대인들의 오도가도 못하는 모습을 보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함을 느끼게 하지만 그렇기에 이 탈출극의 결말은 굉장히 통쾌하다.

뺑소니로 시작해서 엽기적인 살인을 포함한 소동극으로 발전하는 스턱의 매력은 이 웃지도 울지도 못할 상황이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도 있을 사건이라는 것이다.  괴물로 묘사할 수도 있었을 브랜디라는 캐릭터는 악녀이면서도 시종일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 경찰에 신고할까 망설이기도하고 남자가 정말 죽을까 같은 유아적인 걱정을 하기도한다. 그녀는 확고한 결심으로 그를 처단하지 못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안절부절 한다.(이 캐릭터의 매력은 여기서 나온다.) 그러나 이런 뺑소니 사실이 밝혀지면 승진을 하지 못할까봐 선택의 기로에서 항상 극단의 방향을 택한다.  언제나 일순의 잘못된 선택은 삶을 순식간에 공포로 둔갑시키기도 한다.

나락으로 떨어진 불쌍한 남자 톰을 연기한 스티븐 리아의 연기도 좋았고, 소심하게 안절부절 못하는 브랜디의 미나 수바리도 짝짝짝. 그녀는 크리스티나 리치만큼이나 호러영화에 참 잘 어울리는 마스크를 지니고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 호러영화의 대부님이신 스튜어트 고든이 빵 터뜨려주어서 보고 나서 매우 흐뭇했다는 말씀.

제목: 스턱 (Stuck, 2007)
감독: 스튜어트 고든
배우: 미나 수바리, 스티븐 리아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