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이블데드

Record? 2008. 5. 13. 17:57


공포영화 이블데드 시리즈를 엮은 뮤지컬 이블데드는 생각 이상으로 감동적이었다. 류정한이 애쉬를 연기하는 편을 보았는데 배우들 목소리가 어쩜 그렇게 다 좋고 노래들을 시원시원하게 잘 하는지 속이 빵 뚫릴 지경이었다. 내용은 이블데드 1편과 2편을 적절히 배합하여 지루하지 않게 하였으며 3편의 쇼핑몰 엔딩을 대단원으로 하였다. 2편의 블록버스터적 엔딩과 3편의 뜨악한 배드엔딩을 삽입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니 당연한 선택이었겠다 싶다. 소극장의 잇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관객과 함께 하는 뮤지컬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로 연출과 배우들의 매너가 좋았으며 특히 커튼콜에서 배우들이 서로의 파트를 바꿔서 부르는 서비스에는 두 손을 치켜들만 했다. 게다가 마지막의 군무는 배우들의 열정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극장을 나서는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었다.

일찌감치 감상한 지인의 얘기로는 스플래터 존이라도 피가 그닥 많이 튀지 않는다고 하였는데 양동이로 들이붙는 수준은 아니지만 좋은 자리(?)를 차지한 관객들은 제법 피바다의 향응을 맛 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쉽게도 본인은 좀 외곽에 앉았던지라 좀비들이 살짝 묻히고 가는 수준이었지만. 그래도 내 발 앞에 죽어있는 배우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스플래터 존의 가치는 충분하고도 남음이 있다.

린다역을 맡은 임강희는 어찌나 예쁘고 몸매가 날씬하던지 완전 반해버렸다. 류정한의 얼굴은 브루스 캠벨의 애쉬와는 어쩐지 안 어울려 보여 처음에는 적응하기가 힘들었는데 팔을 자르고 전기톱을 붙여 넣는 표정과 몸짓을 보고 있자니 이 또한 매력적이지 않은가. 이런 것이 배우의 힘인것이겠지. Groovy라고 외쳐주길 바랬다면 너무 매니악한 바램이었을까.

영화 이블데드의 지향점이 코미디였는지라 뮤지컬은 호러적인 요소는 거의 배제하였지만 간간히 만들어지는 호러블한 분위기에 젖어 있자니 '본격 호러 연극' 이런 것이 나와도 제법 그럴싸하게 공포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그런 것이 있었나?

아무튼 연출도 만족스러웠고, 음악 또한 일품이었으며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 실력도 가히 최고였다고 침을 튀기며 칭찬을 해주고 싶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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