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흐르면....

Record? 2007. 12. 25. 01:02

아주 많은 시간이 흐르면 추억들도 대개는 세월에 희석되어 간다. 어떤 기념일에 무엇을 했고 무엇을 먹었고 어디에서 사랑한다고 속삭였고 어디에서 서로의 손을 놓아버렸는지 그런 것들은 좀처럼 기억이 나질 않는다. 하지만 소소한 것들은 왜인지 손에 잡힐듯이 기억이 난다. 그 때 그 식당에서 아주머니는 왜 그렇게 불친절 했을까 1호선 전철역에서 그날은 왜 그런 퀴퀴한 냄새가 났을까. 그 때는 왜 배가 고픈 것 가지고 실갱이를 했을까. 나는 소주를 한잔만 먹었는데 왜 그렇게 취했을까. 그런 쓸데없는 의문들과 그날의 공기의 냄새와 진동은 왜 이다지도 선명하게만 남는 걸까. 나이를 먹으면 그래서 기념일보다는 소소한 것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는 것일까? 그런 건가요? 기념일이라고 무엇을 해야좋은건 아니에요. 어쩌면 아무것도 안하고 일상의 한토막처럼 지낸다면 더 오래 기억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랑은 이벤트가 아니라 그냥 일상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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