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말부터 시작해서 한동안 정말 바빴다. 회사에서는 과제로 고문당하고, 출장도 주구장창 다녔다. 여기저기서 고문을 당했더니 별다른 다이어트 없이도 5kg이 빠졌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살이 빠져도 뱃살은 그대로인 것이 문제라면 문제. 지난번 건강검진에서는 '비만주의' 경고를 받기도 했다. 워낙 마른 체질이었던지라 뚱뚱한 사람들을 보면 조금 한심하게 바라보기도 했다. 자기 관리에 실패해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살을 빼는 것, 특히 특정 부위를 날씬하게 만드는 것이 대단히, 아니 엄청, 아니 무진장 힘든 일이라는 것을 이제서야 깨닫고 있다. 어쩌면 성공적인 다이어트라는 것은 외국어를 하나 익히는 것만큼이나 큰 노력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올해는 여기서 더 늘리지는 말아야지. -_-

-. 지붕뚫고 하이킥의 해리 캐릭터를 처음에는 무척 싫어했다. 건방진 안하무인 어린애를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싶다만. 그런데 누구에게나 빵꾸똥꾸를 작렬하는 해리는 적어도 사람을 차별해서 업신 여기지는 않는다는 미덕을 가지고 있다. 저 사람은 잘 났으니까 혹은 저 사람은 이 집의 권력자니까, 저 사람은 나보다 나이가 많으니까, 저 사람은 무서우니까, 저 사람한테 잘 보이면 나한테 떨어지는게 있으니까 등등 해리의 건방짐은 그런 잣대 자체가 없다. 해리가 부잣집 아이라서 이런 캐릭터가 형성이 되었겠지만, 잘나고 못난 사람을 가리지 않는 건방짐은 어쨋거나 묘한 통쾌함도 가지고 있다. 권력에 대한 차별을 수반하지 않은 건방짐의 통쾌함은 특정 계층을 옹호하는 정치인이 생각나기에 더욱 매력적으로 보인다. 그래서 정치권에서 빵꾸똥꾸를 그렇게 싫어했는지도 모르겠다.

-. 아이폰의 영향으로 여타의 스마트폰이 버스로 풀리면서 나도 엑스페리아를 하나 장만했다. 기기값이 1원인데 액정보호필름의 값은 그보다 5천배 비싼 5천원. 뜨악. 아무튼 처음으로 만져보는 스마트폰은 생각보다 재미있다. 어른의 장난감이라는 말이 딱 맞게 만지작 거리는 재미가 보통이 아니다. 덕분에 1주일동안 핸드폰만 붙들고 있었다. 프로그램을 깔았다 지웠다, 롬도 이거 깔았다 저거 깔았다 몸살을 해보고 결국 가장 심플하게 셋팅했다. 아이콘만 취향에 맞게 수정했다고나 할까. 아무튼 1주일의 열병을 앓았더니 이제 맘이 좀 차분해 졌다. 당분간은 전화로만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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