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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슬리전기는 전설 속에 존재하는 용에 대한 이야기를 공상과학에 적용시킨 영화이다. 그러나 이 영화가 SF 영화는 아니다. 내내 인디아나존스 식의 어드벤쳐 물로 진행되다가 결말만 SF 적으로 끝을 내니 나름 반전이라면 반전이라고까지 할만하다.

위슬리전기는 보여줄 수 있는건 다 보여주자고 작정하는 영화다. 추격씬을 넣어야겠다고 마음먹으면 갑자기 누군가 쫓아오고 달리다가 싫증나면 뜬근없이 말을 등장시키고 그것도 부족하다 싶으면 비행기를 등장시킨다. 주인공들을 도망시키기 위해서 골목에서 갑자기 사람들이 튀어나오기도 하고, 싸움 장면이 있어야겠다 싶으면 괜히 싸움을 걸고 좀 야릇한 장면이 있어야 겠다 싶으면 억지로 가슴을 더듬게한다. 침투 작전이 필요하겠다 싶으면 주인공의 준비 장면과 침투해 들어가는 것은 생략하고 다음 장면에서 이미 침투해서 적들에 섞여있다. 그리고 모든 상황 설명은 어울리지 않은 화면 위에 주인공의 나레이션으로 대신한다. 이 나레이션은 마지막에 빛을 발하는데, 위슬리는 하늘로 사라져가는 우주선을 바라보며 인간과 과학, 지구와 우주, 존재의 의미까지 되짚어가며 지금까지의 영화 분위기와는 전혀! 상관없이 심각하게 설명한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어린이 과학영화에서나 볼 법한 행성들이 화면에 뜬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 뮤직비디오 스타일로 허관걸이 주제가를 부른다. 한마디로 편집도 엉망이고, 진행의 비약은 기본으로 깔고 가는 영화라는 말씀. 그래서 재미없냐고? 아니 그래서 재미있다는 말씀. 하지만 이 영화가 그런 B급 정서를 표출하고자 만든 영화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좀 더 밀고나갔겠지.

-. 학창시절에 홍콩영화에 미쳐있을 때 대부분의 배우들을 눈에 담아두었는데, 유독 허관걸만은 정이 붙질 않는다. 이 양반은 뭘 해도 조금 어색해 보인다고나할까. 어쩜 단순히 그의 머리스타일이 싫어서일수도 있고. 다시 봐도 역시 허관걸은 그다지...

-. 그에 반해 적룡은 뭘 해도 이리 멋지게만 보이는건지. 잘난척하는 큰 형의 이미지지만 밉지 않다.

-. 천녀유혼에서 왕조현을 보고 어린 마음에 홍콩으로 가고 싶어 안달난 적이 있었는데, 지금봐도 여전히 그런 마음이 든다. 실제로 보고 싶다는.

-. 예전에 출시됐을 때는 '위사리전기'였는지라 '위슬리전기'라고 하니 어쩐지 어색.

제목: 위슬리전기 (衛斯理傳奇: Wisely Legend, 1985)
감독: 태적라빈
배우: 허관걸, 왕조현, 적룡, 태적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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