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칫솔, 금연

Record? 2008. 5. 23. 15:27

- 전동칫솔: 양치는 규칙적으로 하는 편이다. 3분을 닦지는 않더라도 하루에 3번은 꼭 닦는다. 점심을 먹고 화장실에 가서 양치를 하면 꼭 전동칫솔로 보란듯이 양치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흥. 조금 흔들린다고 뭐 별거 있겠어?라는 눈초리로 쳐다보지만 내심 나도 저것이 가지고 싶었다. 한번도 써본적이 없어서 왠지 전동칫솔로 닦으면 이빨에 광이라도 날 것 같았다. 요기조기 기웃거리며 어디 좀 써볼만한 놈이 없나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는데 이번에 저렴한 녀석이 하나 나와서 냉큼 질러버렸다. 요즘 하도 여기저기 광고를 많이 하니 알만한 사람은 다 알듯 싶다.

써보니 이녀석 진동이 상당하다. 진동이 상당하니까 머리가 울릴지경인데 그래도 초음파전동칫솔이라는데~하며 기분좋은 마음으로 며칠을 닦았다. 칫솔 자체의 크기도 상당히 크거니와 칫솔모의 크기도 커서 안쪽의 어금니를 닦으려면 위아래로 이빨이 진동에 못이겨 달달 거리는데도 전동칫솔이니까하며 기분좋게 썼다. 그러다 오늘 일반 칫솔로 닦으니 그동안 내가 전동칫솔을 쓰는게 불편하면서도 아닌척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렇게 편하고 깨끗하게 잘 닦이는데 저녀석을 뭐가 좋다고 샀을까....후회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덩치큰 저녀석은 이제 어쩌나....

-. 금연: 사실은 금연한다고 선언한지 대략 한달만에 백기를 들어버렸다. 처음에는 주말만이라며 스스로에게 여지를 주었다. 그리고 주말에 담배를 사지 않았다. 평일에 담배 살 곳이 없기 때문에 자연히 끊게 되겠지라는 안이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스트레스가 차오르니 주변 사람들에게 담배 동냥을 하게 되었다. 난 금연했다고 하는 작자들이 가끔씩 와서 손벌리고 담배를 얻어가는 꼴이 평소에 몹시도 꼴배기 싫었다. 그런데 내가 그짓을 하고 있으니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독해서 그동안 피우지 않고 쌓여있던 선물받은 담배들을 하나씩 꺼내피우게 되었다. (해외에 다녀오면 대개 담배 선물을 하는데 보통 독한 담배들을 사온다. 난 우리나라 약한담배가 좋은데.) 덕분에 본래보다 더 독한 담배를 요즘 태우고 있다. 어설픈 금연 시도는 이렇게 커다란 부작용만을 낳게 된다. 그래도 난 주말에만 피우잖아라는 스스로에 대한 변명이 결국 나를 망쳐버렸다.

어떤 경우라도 스스로에 대한 변명은 하지 말자. 스스로를 속이지 말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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