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

피스트는 매우 단순한 크리쳐물이다. 외딴 술집에 피투성이의 남자가 들어오고, 정체모를 괴물이 당신들을 습격하러 온다며 당장 모든 문을 막으라고 한다. 곧이어 들이닥친 괴물에 의해 남자의 목이 날아가고 술집은 아수라장이 되며 이런 식으로 술집안의 사람들은 영화가 끝날때까지 하나씩 죽어나간다
.

이런 식의 폐쇄된 공간에 갇혀 지능이 있는 외부의 괴물들에 의해 공격을 받는 영화라면 그 목표하는 바는 강력한 긴장감으로 인한 공포유발이다. 피스트의 괴물은 똑똑하고 굉장히 빠르며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술집의 벽 뿐 아니라 바닥과 천장을 통해서 손이 불쑥불쑥 나와서 희생자들의 배를 가르고, 머리를 부수고, 다리를 자르고 하는 등의 고어장면을 연출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긴장감이 조성되지만, 캐릭터들의 어설픈 코미디가 그런 긴장감을 반감시킨다. 각본가인 마커스 던스탄은 이 영화가 이블데드와 다이하드를 믹싱한 영화가 될 것이다라고 했는데, 막상 영화는 황혼에서 새벽까지와 독 솔져를 합쳐 놓은 것 같은 인상을 받는다. 그래서 이 모든 요소가 합쳐져서 코미디가 끼어드는 지점에서 약간 어정쩡한 느낌을 받게 되지만, 그래도 강력한 고어장면이 스피디하게 연출이 되어서 꽤나 만족스런 지점에 도달한다. 괴물들이 얼마나 빠른지 순식간에 얼굴가죽을 벗겨내는 장면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다만 한가지 만족스럽지 않았던 것은 괴물들이 너무 빨라서 카메라도 그에 따라 덩달아 빨리 가려고 했는지 화면이 너무 흔들려서 약간 어지럽고 좀처럼 인물들의 동선을 깨끗하게 알아볼 수가 없다. 고전 크리쳐 영화에서 괴물의 모습을 오랫동안 클로즈업으로 자세히 보여주지 않는 것이 미덕이라고 하지만 그 미덕을 지키기 위해 카메라까지 흔들어댈 필요는 없다.


피스트도 여타 영화와 마찬가지로 왜 이런 괴물이 만들어져 졌는지, 어디서 왔는지 아무런 설명도 없다. 그러므로 어쩌면 당연하겠지만 당연히 시리즈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시리즈가 이 정도의 퀄리티를 보여준다고 주저없이 다시 볼 것이다
.

첨언.
-. 피스트는 약간 특이한 방식으로 탄생이 되었다. 프로젝트 그린라이트라는 컨테스트를 통해 만들어졌는데, 프로젝트 그린라이트 컨테스트는 재능있는 신인들을 양성하고자 멧 데이먼과 벤 에플렉, 아메리칸 파이의 제작자인 크리스 무어와 미라맥스가 공동설립한 라이브 플래닛에서 2000년 부터 실시한 컨테스트로 '피스트'는 그 세번째 시리즈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작품이며 그 해에 감독상을 수상한 '존 걸라거'에 의해 영화화 된 것이다. 그리고 이 영화의 메이킹 필름은 '프로젝트 그린라이트'라는 제목으로 HBO를 통해서 방영되었다고 한다.

제목: 피스트 (Feast, 2005)
감독: 존 걸라거
배우: 발타자르 게티, 제니 웨이드, 크리스타 앨런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