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일상을 벗어나고자 오래전부터 계획해 온 휴가. 고심끝에 스킨스쿠버를 하려고 떠났건만 스쿠버를 하고 약속장소에 돌아와 보니 기다려야할 배는 보이지 않고 망망대해만 눈앞에 펼쳐져 있다. 바다의 색깔은 푸르다 못해 끝간데 알 수 없는 깊이로 인해 검게 보이고 그 아래 어떤 생물이 살고 있는지는 짐작도 할 수 없다. 해파리에게 물리고 상어는 주변을 멤돌고 사람냄새가 나는 물건 따위는 조난된 부부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 밤은 찾아오고 바닷물은 차기만 하고 탈수된 몸으로는 더이상 가만히 떠있는 것 조차 힘들다. 남편은 죽고 그 남편을 떠받치고 있을 힘도 없어 그를 상어 밥으로 내주고 나서 내가 할 수 있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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