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슬럼버골든 슬럼버 - 10점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이사카 코타로의 골든 슬럼버는 케네디 암살범으로 알려진 오스왈드에 대한 음모론을 일본에 적용시킨 소설이다. 평범한 택배 청년이었던 순진한 사내가 영문도 모른체 총리암살범으로 지목되는데 이 불쌍한 사내는 자신을 위협하는 큰 손의 정체가 무엇인지도 모른다. 바보 같을 정도로 순진한 이 청년은 그렇게 배반을 당했음에도 '인간의 최대 미덕은 습관과 신뢰'다라고 외치며 죽은 친구의 말을 복음처럼 믿고 결국 신뢰로 인해 살아 남는다. 그러니까 작가는 거대권력으로 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는 소시민들이 살아남는(이기는게 아니다) 방법은 연대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재미있는 점은 이 청년이 살아날 수 있도록 결정적인 도움을 주는 사람이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범이라는 점이다. 국가가 죽이려는 평범한 청년의 생명을 살려주는 연쇄살인범. 국가라는 허물 좋은 집단이 싸이코패스보다 비인간적이고 혹은 단순한 사이코패스 집단이 국가권력이라는 이러한 설정은 소름끼칠 지경이다. 그렇다고 작가가 연쇄살인범을 좋은 시선으로 다루는 것은 아니다. 그는 여전히 악마적인 살인마이지만 국가는 그보다 더 악마적이라는 것이지.

국가라는 거대 권력이 미디어를 이용해서 국민들을 세뇌시키고 공포를 조장하여 이성을 마비시켜 조종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읽고 있으면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과 묘하게 맞아떨어져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골든 스럼버는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지만 매력적인 캐릭터들도 많고 가벼운 문체와 꽉 짜인 이야기로 속도감과 몰입감이 매우 강한 소설이다. 소설을 읽기 전에 비틀즈의 노래 골든 슬럼버를 들으면 더 좋을 듯.

첨언
-. 소설 속 연쇄살인범 캐릭터만 따로 떼어서 외전 격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도 좋을 듯 싶다. 그만큼 그녀석은 매력적이었다.


http://ssita.tistory.com2008-08-29T05:57:530.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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