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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경찰은 도쿄경찰주식회사라는 이름으로 민영화가 이루어지고 기업화가된 공권력은 어떤 범죄라도 단호히 처분한다는 홍보아래 국민들을 죽여나간다. 국민의 안전이 목표인 경찰이 돈이 목적인 기업이 됨에 따라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어떠한 잔인한 도구라도 광고가 되고 길에는 시체가 넘쳐나며 TV에서는 연일 국민들을 죽음으로 몰고가는 선전광고가 흘러나온다. 이 민영화된 경찰에 대응하는 엔지니어라고 불리우는 집단이 나타나는데 이들은 훼손된 신체가 무기로 변형되어 인간 이상의 힘을 발휘한다. 그리고 경찰엔 엔지니어를 위한 사냥꾼 리카가 있다.

니시무라 요시히로의 도쿄잔혹경찰은 머신걸이나 미트볼 머신등의 영화에서 특수효과를 담당했던 감독의 경력답게 피를 분수처럼 뿜어내는 고어장면과 신체훼손/변형이 극에 달한 영화다. 살바도르 달리 그림 속의 변형된 신체들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이 영화는 공포영화광인 감독의 취향을 드러내듯 무수히 많은 영화들의 잔상이 흘러간다. 요수도시, 바오, 기생수 등의 애니메이션과 크로넨버그와 폴 버호벤의 영화 등등, 그리고 이토준지의 공포만화들.

도쿄잔혹경찰은 경찰의 민영화로 인한 공권력의 파행과 그로 인해 지옥으로 변해버린 사회를 그리는 영화지만, 그런 감독의 반사회적인 메시지는 크게 어필이 되지도 않고, 치밀하지도 않다. 그렇다고 고어 장면이 이야기와 잘 어우러져 재미있느냐하면 그렇지도 않다. 너무 평범하게 쓰인 잔혹한 장면들의 나열은 단순히 보여주고 싶어 안달하는 것처럼 느껴져 지루함도 느껴진다. 하지만 엔지니어 제조사에 의해 인간의 신체가 열쇠로 열리고 신체의 일부가 무기로 탈바꿈하는 변태캐릭터들을 감상하는 재미는 쏠쏠하다. 남성의 성기가 대포로 여성의 성기가 악어입처럼 변하는 캐릭터는 익숙한 것이었지만, 마지막의 잘린 다리에서 분출되는 피로 날아다니는 캐릭터는 압권이었다.

우스꽝스러움을 의도하여 진지했던 머신걸 같은 영화는 즐겁지만, 작정하고 진지하며 간혹 유머가 튀는 도쿄잔혹경찰은 그다지 즐거운 영화는 아니었다. 멋진 캐릭터와 장면들이 즐비하지만 그닥 재미있지 않은 이런 영화는 참 안타깝다.

첨언.
-. 시이나 에이히가 사무라이 칼로 지하철 변태의 양팔을 자른 후 쏟아지는 피를 뒤로하고 우산을 펴며 걷는 장면은 슈라유키 히메를 연상시킬 정도로 멋지기도 하고 속이 후련하기도 했다. 완소 시이나 에이히~!

제목: 도쿄잔혹경찰 (Tokyo gore police, 2008)
감독: 니시무라 요시히로
배우: 시이나 에이히, 카밀 라브리, 나카하라 쇼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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