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과 헤어진 친구 혁진을 위해 만들어진 술자리. 친구를 위로하기 위해 충동적으로 정선여행을 제안하게 되고 다음날 떠나기로 한다. 하지만 친구들은 모두 술에 곯아 떨어져 오지 않고 혁진만 혼자서 정선에 도착한다. 그리고 기나긴 나흘동안의 여행이 시작된다.

노영석 감독의 1000만원짜리 독립영화 낮술은 백억짜리 영화보다 매력있고 달콤하고 즐겁고 재미있다. 줄거리 요약으로 영화의 상큼함과 유치함을 전달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무의미할만큼 찌질한 에피소드가 연이어 터져 나오는 낮술은 하여간 즐겁다.

낮술이라는 제목만큼이나 즉흥적(낮술을 계획하고 먹는 사람은 없을 듯)으로 흘러나오는 사건들은 미이케 다카시의 극도공포대극장 우두 만큼이나 우습고 기묘하며, 찌질하지만 소소한 사건이 롤러코스터처럼 연속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마치 수묵화처럼 아름다운 강원도 정선의 공간을 그로테스크한 판타지 공간으로 만들고 이는 데이빗 린치의 영화와 같이 독자적인 공간이 형성되어 꿈깥이 그려진다.

술로 시작된 남자들의 찌질한 여행 로망과 여성에 대한 말초적인 판타지가 동어반복의 말장난과 상황배반의 개그로 점철된 낮술은 근래에 본 영화중 가장 웃겼다. 이런 영화는 이래이래서 재밌다라기 보다는 그저 보라고 추천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종류의 영화다.

제목: 낮술 (Daytime drinking, 2008)
감독: 노영석
배우: 송삼동, 김강희, 이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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