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스 센스식스 센스는 사후 세계란 죽기전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명료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식스 센스는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는 어쩌면 절망 같은 영화일 수 있다. 살아가면서 컴플렉스나 혹은 죄책감, 후회 하나 정도 없는 사람은 없을테니까 말이다. 그래서 모두들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면?'이라는 상상을 하지 않나.

영화가 묘사하는 유령들은 죽어서도 사랑의 질투를 하고, 죽어서도 일을 하고, 죽어서도 죄책감을 짊어지며, 죽어서도 삶의 고통을 느끼고, 죽어서도 다른 이들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으며, 죽어서도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게다가 그들은 자기가 죽은지도 모른다. 그래서 브루스 윌리스를 비롯한 식스센스의 유령들은 죽어서도 외롭고 쓸쓸하다. 삶의 고통은 지속된다.

유령을 보는 어린 소년 콜이 힘든 유년 시절을 보내고 있는 것은 유령들이 죽기전의 끔찍한 모습으로 나타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들이 모두 제말만 하고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콜이 브루스 윌리스가 연기하는 말콤 박사에게만 유독 마음을 열어가는 것은 그의 직업이 타인의 말을 경청해야만하는 아동심리학자이기 때문이다.

샤말란 감독은 죽은 자를 통해서 소통이 중요한다고 강조한다. 다른 사람의 말을 귀담아 듣는 것.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영화 속에서 좀 극단적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유령을 피해다니기만 하던 콜이 구토를 하며 찾아온 소녀의 이야기를 듣고 그녀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살인범을 잡기까지한다. 쉽지만 간단한 이야기. 듣는 것은 힘이고, 예의다. 타인과의 소통이 단절된 삶은 유령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음을 식스센스는 차분한 어조로 담담하게 얘기하는 멋있는 영화다.

제목: 식스 센스 (The sixth sense, 1999)
감독: M. 나이트 샤말란
배우: 할리 조엘 오스먼드, 브루스 윌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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