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교에 다닐적에 거친 친구들이 참 많았다. 다른 학교 아이들은 우리학교에는 깡패만 다니는 줄 알고 있을 정도로 싸움도 많이 했다. 장난도 싸움도 거칠게 하였으나 당연하게도 나쁜 놈은 아니었다. 여하튼 그런 친구들이 많다보니 욕을 참 많이도 했다. 내가 처음 욕을 하다가 어머니께 얻어맞은 것이 3학년 때였으니 어머니도 친구들 걱정을 많이 하셨을거다. 씨발과 존나를 꺼내지 않으면 말도 잘 안나올 정도였으니... 그렇게 초등학교를 거쳐 남자들만 득실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대를 다녀왔으니 나는 욕하는 것을 참을 청소년 시기를 보내지 못했다. (요즘 청소년들을 보면 여학생들도 욕을 많이 하긴 하더라만은) 핑계이기도 하지만.

그러던 것이 회사를 5년가까이 다니면서 친구들보다 이해관계가 연결된 회사사람들 또는 연배 높으신 양반들과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다보니 욕이 많이 줄었다. 가끔 친구들 만나면 친근하게 하는 정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바탕이 욕을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화나는 일이 있으면 속에서 부글부글 이러저런 욕들이 갈 곳을 찾지 못하고 끓어넘친다. 내가 무서운 것은 이렇게 속에 있는 말들이 너무 화가 나서 혹시 튀어나오지 않을까 하는 그런점. 그러니까 굳이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나 원래 이런놈이까 브루스 배너처럼 '나를 화나게 하지마라'라는 뜻은 아니고 바른 말을 쓰는 습관이 참 중요하다는 것과 너무 당연해서 유치할 정도의 '한번 뱉은 말은 줏어담을 수 없기 때문에' 조심 또 조심하자는 일종의 다짐이랄까 그런 이유다. 서로 좋은 말만 하며 지내도 인생은 짧잖아. 또한번 당연하게도 아이들 앞에서는 특히 말 조심. 신기하게도 아이들은 나쁜 말들을 더 금방 배우는 것 같다. 생각해보니 어른들도 그렇구나. ㅎㅎ

-. 아파트 계약을 끝내고 잔금을 치른 후 열쇠를 받아들고 아파트에 들어서려는 순간. 그래도 처음으로 내집에 들어가는건데 기분 좀 내보자고 생각하며 아무도 없는 집에 벨을 눌렀다. 띵동 소리가 청량하게 울리는 것을 기다리며 배시시하고 있었는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다시 한번 눌렀는데도 역시 음소거. 젠장 벨이 고장나 있었다. 아파트 확인 하면서 습기가 많이 차서 벽에 곰팡이가 있는지 녹물은 나오지 않는지 층간 소음은 어느정도 인지 싱크대에 열리지 않는 서랍은 없는지 후드는 잘 돌아가는지 베란다 창문은 아귀가 잘 들어맞는지 난방은 잘 되는지 욕실에 깨진 타일은 없는지 등등 꼼꼼히 보고 또 봤는데 누가 벨이 고장나 있을줄은 생각이나 했나. 결국 부동산을 통해 전주인에게 연락을 취했는데 일부러 고장낸게 아니라 노후가 돼서 고장난 것이니 알아서 고쳐서 써라는 논조의 이야기를 전해왔다. 계약도 이미 끝난 상황이니 그 아줌마 입장에서는 입 씻으면 그만이지만 이건 도의적으로 좀 아니지 않나 싶다. 알아보니 6만원이면 교체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돈 6만원에 인생 참 치사하게 산다 싶다. 이럴때 속에서 또 욕이 부글부글 끓는다. 그러니 바른 말을 쓰는 습관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Record?'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좀 보고 살은 좀 뺄까.  (8) 2009.03.10
혼자 짊어지고 찔찔거리지 않기.  (6) 2009.02.03
간만에 큰 지름  (12) 2009.01.14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