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비

Record? 2009. 3. 13. 12:58

-. 간만에 비가 온다. 비 냄새도 좋고, 살짝 쌀쌀한 바람도 좋다. 엇저녁에는 창문을 열어놓고 빗소리를 들으면서 그간의 사진들을 한장한장 넘겨보니 봄/여름/가을/겨울을 그녀와 함께 보낸 시간들이 정겹기만 하다. 사진이 좋은 것은 내가 찍은 사진 속의 그녀가 웃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듯 하면서도 다른 우리이기에 다툰적도 많고 속상해 한 적도 많지만, 그녀가 웃고 있는 서로가 웃고 있는 사진을 보니까 그걸 다시 바라보는 나도 마음이 벅차올라 슬며시 웃음이 나온다. 나는 누군가를 만나면서 비겁한 적도 있었고 무심한 적도 많았고 보듬어주기 보다는 내치려 한 적이 많았다. 돌아보면 그런 순간들이 부끄럽고 내 자신이 한심하기도 하고 그렇지만 그 때로 돌아가면 분명 또 그렇게 밖에는 행동하지 못할 것이다. 사진 속의 웃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앞으로 더 잘 해 줄께요라는 다짐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라는 명제를 금쪽 같이 믿고 사는 나였지만, 이제는 정말 변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미 변했다는 것도 많이 느끼고... 사람이 변해간다는 것은 노력해서라기 보다는 나도 모르게 스르륵 바뀌어가는 것 같다. 돌아보니 내가 그때 그랬구나~하는 느낌. 그래서 나는 지금이 참 좋다. 꺄옷.

-. 비가 오고 게다가 13일의 금요일이니 더 기분이 좋구나. 호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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