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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개발한 살인 무기가 스스로 진화하여 인간을 대체할 새로운 종으로 태어난다는 영화 '스크리머스'는 인간을 죽이기 위해 만든 병기가 인간이 되어 사랑을 배우고 같은 마음을 지닌 인간을 살려줌으로 인해 역설적으로 인간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할 덕목이 무엇인지를 얘기한다.

필립 K. 딕의 '두번째 변종'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스크리머스는 원작의 배경인 러시아와 연합군의 대립체제를 냉전체제가 끝난 95년에 발표된 영화답게 우주에 새롭게 건설된 경제블록과 연합군으로 그 적을 갈아치웠지만, 기본적으로 전쟁의 광기가 남긴 폐허의 공간과 대의 명분이 사라지고 살인만이 남아버린 전쟁의 최후를 정말 암울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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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과학적인 설명없이 그저 동그란 톱이 장착된 인공지능의 금속구()가 지하공장에서 자기들끼리 스스로 복제하고 진화하여 인간의 모습을 한다는 뜨악한 개념 자체가 지금봐도 무척 신선하기도 하거니와 기계가 인간과 가장 가까워 졌을 때 오히려 그것을 만들어낸 인간보다 더 '인간적'이기를 원하게 되는 것은 언제봐도 뭉클하다. 어쩌면 그들의 태생이 인간을 죽이기 위한 살인병기이고, 그들이 인간이 됐을 때 '인간적인 것이란 무엇일까'에 대해 더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을 것이 분명하기에, 그들이 아직 인간의 모습을 하기 전의 금속구가 내지르는 비명은 진정 다시 태어나기 위한 스크림이 아니었을까라는 오바를 한번 해본다.

감독: 크리스찬 드과이
배우: 피터웰러, 제니퍼 루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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