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

때로는 사랑을 하기 전에 어차피 사랑의 유통기한이 있으므로 너무 많은 마음을 주지 말자라고 다짐을 하고 상처로부터 멀어지고 싶어 선을 그어 놓는다. 그리고 그런 선긋기를 상대방도 하고 있지 않을까라고 지레 짐작하여 상대방 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자신도 상처를 입게 된다. 사랑을 하는 사람은 자신도 타인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잘 모른다. 선을 그어 놓았다고 생각하지만 그 선이 이미 자신의 마음 안쪽에 들어와 있는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선은 자신의 사랑을 자른다. 나이를 먹을 수록 사람들은 타인에게 긋는 선을 점점 더 멀리 선정한다. 여기를 넘어오면 난 떠날거라고 생각하면서... 하지만 사랑의 유통기한이 있어도 상처를 입어도 뱉지 말아야할 말을 뱉고 나서도 다시 시작할 수 있으면 그 때 부터가 진정한 사랑의 시작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스틸워터라는 아직은 완전한 스타가 아닌 '거의 유명한' rock 그룹을 따라다니며 취재하던 15살 소년 윌리엄은 어른이 된다는 것은 혹은 사랑을 한다는 것은 그런 것이라는 것을 깨달아 간다. 비단 사람 뿐 아니라 음악도 말이지. 그러니 미리 선을 그어놓을 필요는 없고 사랑을 하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시작해 보지 않으면 관계의 끝이라고 짐작하던 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영영 알길이 없기 때문이다.

제목: 올모스트 페이머스 (Almost famous, 2000)
감독: 카메론 크로우
배우: 안나 파퀸, 케이트 허드슨, 빌리 크루덥, 페어루자 볼크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