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네이버에서 카페를 통해 번역활동을 하고 계시는 켄시로님의 '사막의 해적' 카페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10회 일본호러소설 대상 수상작 '아네카이'(아네 사육)는 엽기적인 상상력을 통해 인간 내면에 잠들어 있는 폭력적인 본성과 생물학적 삽입이 아닌 매질을 통한 섹스와 여성에게서 느껴지는 마성적인 매력에 중독되어 급기야 자신을 파멸시키고 살인자가 되어버리는 이야기이다
.

꼬챙이에 키워진 아네(
)-일본어로 누이라는 의미-라는 정체불명의 생물체는 마을의 축제에서 불법적으로 팔린다. 주인공 소년은 아름다운 옷이 입혀진체로 꼬챙이에서 몸을 비틀며 고통에 찬 것인지 환희에 젖은 것인지 모를 신음소리를 내지르는 아네를 보고 한눈에 반해버린다. 하지만 아네는 날 것을 먹고 매우 힘이 세고 폭력적이며 아네를 키우는 것은 일종의 불법 행위이자,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을 저속한 행위란 것을 알고 자신의 욕망을 발산하지 않는다. 대학에 가지 않고 취업하여 돈을 열심히 벌어 그는 드디어 아네를 구입한다.

작가 엔도 토오루는 아네라는 괴이한 크리쳐를 통해서 인간이 넘어서지 말아야할 것 같은 금단의 영역으로 유혹한다. 아네라는 것이 본문에 따로 언급이 되어 있지 않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이것은 그냥 여성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소설 속에서 아네는 하얀 가슴을 내놓고 교성을 지르고 주인공은 아네를 화장시키는 등 여성처럼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등장인물 한 사람은 자신의 부인을 죽이고 꼬챙이에서 빼낸 아네를 자신의 부인처럼 데려가는데 그 때의 아네는 이성이 있는 사람처럼 말을 한다. 그러니까 아네라는 존재는 보통의 여성을 죽지 않을 정도로 꼬챙이에 찔러 놓은 것 같다. 사람들은 이 아네를 돈을 주고 사서 애완동물처럼 키우는데 그 수명이 3개월 정도로 짧아 또다른 아네를 사기 위해 마약중독자처럼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 이 얼마나 기묘하고 뒤틀린 세계인가
.

소설은 이 아네와 기름축제라는 구역질나는 풍경과 아네의 포획자와 구매자, 그리고 형사를 등장시켜 짧지만 강렬한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이런 직설적이면서도 강한 이야기는 정말 오랜만에 본 것 같다. 검열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는 요즘인데 이 책이 과연 국내에 출간이 될 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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