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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우메 발라구에로 감독의 프래절은 샬롯이라 불리는 기계소녀가 늦은 밤 병원에 출몰하여 아이들을 괴롭힌다는 도시괴담을 차분하게 풀어내는 영화다. 정적이고 느릿하지만 섬뜩함을 자아냈던 다크니스와 마찬가지로 이 영화도 중간은 하는 영화다. 다크니스에서는 아이들의 목을 댕강댕강 자르더니 이 영화에서는 팔이고 다리도 무자비하게 부러뜨린다. 잔혹한 영화는 아니지만 고통의 전달은 효과적이다.

프래절은 죽은이는 사랑하는 사람의 곁에 머물고 싶어한다는 다분히 동양적인 이야기를 변형하여,, 그런데 그 죽은이가 비정상적인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영화이다. 자세히 얘기하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자제한다. 이 영화는 마지막 귀신의 등장에 큰 촛점을 맞추고 있다. 기계소녀라 불리우는 귀신의 치켜뜨고 내리깔아 쳐다보는 눈은 사다코를 모방한 흔적이 분명하지만 그래도 생살에 보철을 끼우고 피를 흘리는 모습은 나름대로 깜찍하며 뼈를 부러뜨리는 귀신이라는 설정도 꽤나 신선하다. 이유없이 부러진 다리를 엑스레이 촬영하는 도중에 또다시 부러지는 상황도 효과적이었고... 그리고 다리가 부러진다는 설정이 면도칼로 살을 베는 것 만큼이나 고통의 전달에는 탁월하다. 가엾은 어린아이들이 뼈가 부러져 기형적으로 뒤틀려버린 팔다리를 보고 있노라면 다리가 다 저릴지경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런 설정을 충분히 활용하진 못한다. 어차피 완벽한 해피엔딩도 아닐거면 팔다리를 부러뜨리는 귀신을 끝까지 몰아부쳐 도망치는 아이들의 다리가 여기저기서 부러져 나가는 걸로 했으면 기겁을 했을텐데 아쉽다.

의료행위 도중 죽어버린 아이 때문에 괴로워하는 주인공을 연기한 앨리 맥빌의 칼리스타 플록하트는 특유의 귀여움을 건조시켜 버리니 의외로 스릴러 영화에 잘 어울리더라. 이러니 저러니해도 이 영화를 본 것은 순전히 이바나 바쿠에로 때문. 기록필름으로만 잠깐 나오다니 너무 아쉬워.

프래질이면 프래질이지 프래절은 또 뭔지...

제목: 프래절 (Fragiles, 2005)
감독: 자우메 발라구에로
배우: 칼리스타 플록하트, 이바나 바쿠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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