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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메를 당하다 죽은 동생의 복수를 하는 여고생 이야기인 머신걸은 유치하고 촌스럽고 어설프지만 재기발랄하고 즐거움이 넘치는 B급 정서를 한껏 뿜어내는 영화다.  머쉰걸의 일본 제목인 '외팔이 머쉰걸'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홍콩무협 영화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살인자라는 누명을 쓰고 유명을 달리한 부모님을 둔 아미는 실은 무술의 고수로 폭력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다라는 생각으로 실력을 숨기고 지낸다. 이후 동생이 죽은 뒤로는 복수의 화신이 된다는 설정은 무협물과 비슷하다. 왕우의 외팔이에서 시작된 장애를 가진 무술고수들은 이 영화에서 외팔이 여고생, 그리고 긴 장면은 아니지만 외다리 여인으로 패러디된다. 독비권왕대파혈적자에서 등장한 날으는 단두대로 불리우는 '혈적자'라는 무기까지 등장하여 소소한 재미를 제공한다. 하지만 이 영화가 패러디를 극한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아니고 그런 재미는 딱 거기까지이다.

하지만 이런 류의 공포영화에서 보여주는 과장된 신체훼손의 재미는 확실하다. 뒤통수를 칼로 찔렀는데 혀부터 내장까지 입으로 다 토해내는 장면이나 밀가루 반죽을 묻힌 손이 기름에 튀겨지면 어디서 묻었는지 빵가루까지 입혀지는 장면이나 총알이 어찌나 정밀하게 나가는지 얼굴가죽을 통째로 벗겨주는 섬세한 장면, 상대의 얼굴을 절단내고 그들의 얼굴이 바뀌는 장면이랄지 유쾌하기 짝이 없다. 그리고 연기다운 연기를 아무도 보여주지 않는 캐릭터의 재미도 쏠솔하다. 사실 이 영화에서 연기라는 것은 딱히 필요도 없다. 대사도 유치하기 짝이 없어 그저 분노한 과장된 표정만 보여주면 OK. 그래서 마치 특촬물을 보는 듯한 착각까지 들 정도이다.

일본의 로망포르노나 AV쪽의 제작사들이 만드는  이런류의 공포영화는 종종 큰 재미가 있다.  미츠 나츠미가 나오는 킬러 푸쉬도 생각보다 재미있게 보았고, 머쉰걸도 간만에 정말 유쾌한 기분으로 감상할 수 있었다. 마리아 타카기도 이런 쪽으로 돌아오면 안될까. ㅎㅎ

붙임.
-. 불세출의 AV걸인 호노카가 착용하는 드릴브라도 어디선가 본것 같은데 도무지 기억이... 철갑무적이 연상되어 그런건가?

제목: The machine girl (2008)
감독: 이구치 노보루
배우: 아사미, 호노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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